네가지 빛깔 스페인여행(바르셀로나 첫날)
그라나다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2년전만해도 그런 도시가 있는지도 몰랐던 낯선 곳에서의 추억은 불과 하루라고 해도 벅찬 감동을 주었다.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까지의 거리는 무척 멀어서 다른 교통수단은 거의 하루를 다 잡아먹기 때문에
스페인 저가 항공인 부엘링을 미리 예약하였다.
그라나다 공항은 무척 아담하였다.
스페인은 아이티 강국이었다.
바우처에 바코드가 있어서 집에서 인쇄해온 것으로 기차역은 물론이고 항공권으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
09시 40분 비행기는 불과 1시간 30분만에 바로셀로나에 데려다 주었다.
부엘링에는 짐분실 사고 같은 것도 꽤 있다고 하던데 다행이도 우리는 그런 사고는 없었다.
다만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은 너무 넓어서 꽤 헤맸던 기억이....
당초 버스를 타보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2일간 묵은 호텔은 아이레 호텔 로셀론이다.
루프탑에서 파밀리아 성당이 보여서 선택한 곳으로 기대가 많았던 호텔이다.
객실 내부는 매우 깨끗하다.
객실에서 파밀리아 성당이 보이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예약할 때는 방이 없었다. 아마도 높은 층에선 보일 수도 있겠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루프탑으로 올라가 보았다.
앞에있는 건물들 때문에 전체가 다 조망되진 않지만 만족스럽다.
우리 숙소의 최고 장점은 조금만 걸어나가면 파밀리아 성당이 바로 나타나는 것....
정말 실컷 볼 수 있었다.
식사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검색해서 근처에 국물 빠에야를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먹었다.
거의 한국 해물찜에 약간 된장을 풀은 것 같은 맛.... 마침 한국음식이 그리웠을때라 맛있게 먹었다.
식당 옆에 있는 FC 바르셀로나 기념품점... 물론 정품만을 판매한다.(뽀대나게)
직원들 선물로줄 기념품을 고르는 마눌님.... 따뜻한 마음^^ 응원수건 두장을 득템....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 시내구경을 나서는데....
지하철 티켓은 T10을 끊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10번 사용 할 수 있는데 1회당 사용가는 정상가의 절반이다.
한장을 사서 사람이 먼저 구멍에 넣고 들어가고 다음사람이 다시 넣으면 된다. 정상가의 반이므로 두명이면 세번타면 이득인셈...
우리도 처음이라 어영부영 티켓을 사고 있는데 일본 사람이 헐레벌떡 와서 사는 법을 묻는다.
나두 익숙하진 않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줬더니 땡큐니 머니 하더니 열차를 타러 슝~~~
파밀리아 성당은 지하철노선 두 라인이 지나가서 이동도 편리하다.
오후에는 람블라스 거리와 보케리아 시장, 구엘저택을 보고 저녁에는 몬주익 분수교를 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운빨이 다한 것인가? 비가오기 시작했다.
비도 피할겸 구엘저택을 먼저 둘러보는데 입장료가 비싸다. 거의 파밀리아 성당 입장료와 비슷하다.
(알고보니 구엘저택은 재력가 집안 소유로 보구 싶음 보구 말고 싶음 말고 라나)
더구나 옥성 공원은 비가오면 볼 수 없다니....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지 않는건 예의가 아니다.
구엘저택
꼭대기에 옥상정원이 살짝 보인다...(다시 생각해봐도 맘이 아프다)
구엘저택의 독특한 분위기...
우주를 연상시키는 천장....
정녕 이 건물이 100년이 넘은 건물일까? 믿어지지 않는다.
오르간,,,, 전세계에 이렇게 생긴것 이것 하나 뿐일것이다.
평범치 않은 소품들....
가우디는 대학교 졸업후 건축의뢰가 없어서 고향에서 가구 디자인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가우디가 작업한 가구를 본 구엘씨와의 인연이 평생의 건축으로 이어졌다.
독특한 방식의 가구는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셈이다.
100년이 넘은 가구지만 어제 만든 가구보다도 더 세련되다.
람블라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 거리에서 느낀 것은 자본주의가 주는 씁쓸함이었다.
세비야, 론다, 그라나다 등 다른 도시의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느리고, 미소를 띠고, 자신감있는 행복감이었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바쁘고 급했다. 서울처럼. 얼굴엔 핏기도, 웃음도 잃어버렸다. 마치 가면을 쓴 듯 했다.
마음이 차갑게 얼어 붙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무가 있는 거리.... 이런 거리가 부럽다.
조금 바쁜 사람들....
애로틱 뮤지엄, 마릴린 몬로 분장을 한 남자가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명물 보케리아 시장...
다양한 과일과 야채, 고기, 해산물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3.5유로로 만나는 싱싱한 과일컵....
예전 터키에 같을 때 베이파자르의 조그만 시장에 들른 적이 있었다.
길가에 할머니 한분이 새끼 염소를 팔고 계셨는데 사람들이 와서 염소를 쓰다듬고 할머니와 대화하고 조금후에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이발소에는 여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웃음 꽃을 피루고 있었는데 옆의 빵집도, 꽃가게도, 그 옆의 조그만 가게들도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그들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공간에서 참 행복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보케리아 시장은 바로셀로나 사람들의 먹거리만을 책임지는 공간인 것 처럼 보였다.
이제 세계 3대 분수쇼라 불리는 몬주익 분수교를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내려서 보니 마눌님 백팩이 열려있다.
어느새 소매치기가 가방을 열어보았던 것이다. 다행이도 백팩에는 여분의 옷과 보조배터리만이 있었다.
귀중품들은 별도로 앞으로 매는 가방에 넣어두었던 것....
누군가 바르셀로나를 세계 3대 소매치기 명소라고 했는데 내가 볼때는 단연코 1위인것 처럼 느껴졌다.
좋은 위치를 잡고자 분수쇼 시작하기 1시간전에 몬주익 자리를 잡아 앉았다.
그러나 어디가 좋은 위치인지 알 수가 없다.
누구는 맨꼭대기라고 하고 누구는 들어가는 입구라고 하고
사람들은 중간 계단에도 앉아있고 꼭대기에도 앉아있다. 우리는 꼭대기 정 중앙쯤 위치를 잡고 앉았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간에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고 비보이이의 공연도 이어져서 시간은 잘 흘러갔다.
이윽고 분수쇼가 시작되었다.
세계 3대 분수쇼중 라스베이거스에 이어서 두번째로 보게되는 셈...
몬주익 분수쇼는 스페인의 특성이 잘 반영된 것이다.
단순히 멋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예술성이 강하게 강조된다.
음악도 몽환적이고 분수쇼는 빨강, 노랑, 파랑 등 천연색감으로 가득하다.
웨에서 보다 보니 기둥때문에 분수쇼가 가려지는 것 같아 내려가서 보기로 결정...
멋진 분수쇼의 모습....
아버지와 구경나온 유쾌한 꼬마신사와 함께....
분수쇼를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은 조금 음습하다.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장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간다.
나라가 불안하면 국민은 괴롭다.
숙소앞 지하철에 내리니 파밀리아 성당의 야경이 우리를 반겨준다.
야~~~ 만세다.....
늦은 시간 숙소 루프탑에 올라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시간.... 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