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구례 벚꽃 여행 첫날(2022. 4. 2 ~ 4. 3); 화엄사와 구례 벚꽃
봄이 오면 꽃을 본다.
올해 처럼 날씨가 변덕스러운 해도 별로 없는 것 같다.
3월 초순에는 4월말처럼 덥다가 4월 중순이후로 갑자기 날씨가 싸늘해졌다.
당초 우리는 3월말에 시간을 맞춰서 하동, 구례로 벚꽃을 보러 가려했지만 스케줄상 4.2일로 가게 되었는데....
새옹지마라는 말이 어울리게도 가장 절묘한 순간에 벚꽃을 볼 수 있었다.
갈길이 먼지라 오랜만에 아침6시에 출발하였다.
덕분에 일찌감치 구례에 도착.
재작년 구례, 남원 여행때 가지 않았던 화엄사에 가장 먼저 들렀다.
천년 고찰이라는 이름답게 절 안에는 국보와 보물들이 가득했다.
요즘은 화엄사보다 화엄사 홍매화가 더 유명한 듯하다.
아마도 매화가 봄을 알리는 가장 빠른 꽃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 붉은 색이 사람이 마음을 타오르게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수령이 무려 450면이나 되었다는 홍매화는 봄에 사진 대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절정을 많이 지나있었다.
아쉽기도 했지만 하나를 얻는 다는 것은 하나를 잃는 다는 것을 뜻하니.....
그래도 홍매화는 그 므흣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절집에 있기는 좀 요염한 듯도 하다.
화엄사 각황전은 무려 국보로 지정되어있다.
덧칠을 하지않고 원래의 세월이 묻어있는 모습이 문외한에게도 뭉클하게 다가온다.
각황전 앞의 석등은 크기에 깜짝 놀랐는데,,,, 역시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화엄사를 뒤로하고......
중부지방은 꽃이 여물기도 전에 찬바람이 내려오면서 아직 벚꽃은 멀은 듯했다.
그래서 인지 일행들은 구례에도 벚꽃이 만개하기엔 조금 이르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내려오는 길에도 전북지역에도 벚꽃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구례 가까이 오자 모든 것이 변했다.
하나둘 활짝핀 벚꽃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절정에 이르렀다.
벚꽃의 힘은 그 짧은 거리, 그 작은 온도의 차이로 피고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첫 경험이란 강렬하기 마련이다.
구례의 이름모를 제방에 핀 벚꽃 터널은 일행의 감탄을 연성 자아냈다.
아~~~ 좋은 날이구나!!!!
왜 꽃이 피는가?
우리 얼굴에 같은 꽃을 피우기 위한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기분이 좋아지신 어르신들.....
파아란 봄 하늘이 벚꽃을 빛내준다.
구례는 최근 들어 자주 오게돼서 안가본 곳을 찾다보니
구례 농업기술센터 부지에 압화박물관이 있다.
예전 여행때 압화를 보고 좋은 기억이 떠올라 그곳으로.....
그림의 섬세한 꽃잎 한장 한장을 다 붙이려면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할까?
하물며 이렇게 아름다운을 완성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기 짝이 없다.
카페를 찾아 갔으나 너무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다.
결국 카페 옆에 있는 섬진강 대나무길을 잠깐 거닐었다.
섬진강 대나무길에서 하동 경계에 있는 숙소까지 가는 길.....
숙소 주인에게 하동 십리 벚꽃길에서 밤을 즐기는 것에 대해 물었을 때 주인장이 대답해주었다.
자기들도 주말에는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너무 차가 밀려서....
그 말이 거짓말인지 알았다.
그러나 숙소까지 경우 10여 km의 거리를 가는데 3시간이 넘게 걸리고 나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동서는 너무 밀리니까 중간부터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결국 걸어간 사람이 2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그래도 하나의 이야기 거리는 생긴 셈이다.
숙소 근처를 산책하고 시골다운 닭도리탕을 먹고
숙소에 있는 노래방시설에서 노래를 즐기며 첫날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