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감정수업

너른마루 2014. 10. 12. 11:14

 

 

감정수업

 

강 신 주 지음

 

강산주는 최근 철학쪽에서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철학자중의 한명이다.

그의 과감하고 직설적인 화법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때로는 쾌감을 반대쪽에서는 불쾌하기 그지없을 때도 있지만 어떤 면이던 그와 같은 입바른 소리가 아닌 마음에서 나오는 정직한 말을 하는 학자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은 표현이 극도로 억압되어 있는 한국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면

 

우리의 모든 면을 타자는 마치 거울처럼 비추어주기 때문이다. 사실 거울보다 수백 배나 더 좋은 요술 거울이 타자라고 할 수 있다. 거울이 현재의 시각적인 모습만 비추어 준다면, 타인은 과거의 모습이나 미래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고, 심지어 나의 내면마저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는 나와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다.

 

중간중간 감정에 대한 스피노자의 정의가 등장하고 또한 작가가 이해를 돕기위한 예와 설명을 곁들여 놓았다.

 

자긍심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활동능력을 고찰하는 데서 생기는 기쁨이다. - 스피토자, 『에티카』

 

자긍심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우리는 대게의 경우 모종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샹탈이 받은 스토커의 편지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를 알려 주는 숭배자가 없다면, 자긍심을 갖기란 너무나 힘든 법이니까.

 

이 책은 감정에 대한 철학적 설명이기도 하지만 때론 힐링서 이기도 하다.

 

‘후회’에 대한 스피노자의 정의에서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믿는”이라는 표현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자신이 모든 불행을 직접적으로 초래할 수 있는, 일종의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을 때에만, 우리는 후회의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모든 불운을 자기가 초래한 것이라고 믿는 것, 다시 말해 자신은 선택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로웠다고 믿는 것만큼 거대한 착각이 어디 있겠는가. 이보다 더 큰 오만이 또 있을까? 자의식이 강한 사람이라면 모든 불행을 객관적으로 보기보다는, 다시 말해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모두 자기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 쉽다. 이런 사람은 후회라는 감정으로부터 자유롭기가 힘들다. 결국 후회는 신과 같은 강한 자의식을 가진 사람에게 자주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가끔 감정에 파도에 휩쓸릴 때가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크나큰 후회와 두려움에 자신을 잃게 되거나 아주 드물지만 너무 큰 행복앞에 몸둘바를 모르는 것이다.

감정수업은 이 감정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정의한다. 물론 이 정의가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이 보여주는 “이 감정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왜 일어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접근은 우리 삶이 좀더 중심을 잡고 자신을 잡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강신주 철학자의 맺음말을 들어보자.

 

감정을 순간적이라고 저주하면서 현재를 부정하는 사람들, 그래서 현재에 살지만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행동준칙은 ‘선(Good)’과 ‘악(Evil)'이다 반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의 목소리에 충실한 사람들이 따르는 행동준칙은 ‘좋음(good)'과 ‘나쁨(bad)’이다.

간단히 말해 ‘선과 악’이 대다수 공동체 성원들이 내리는 평가 기준을 의미한다면, ‘좋음과 나쁨’은 다른 누구의 판단이나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내리는 평가 기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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