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행복을 철학하다.

너른마루 2015. 6. 28. 13:58

 

 

행복을 철학하다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양 영 란 옮김

 

인문학과 철학

개인적으로 이를 읽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와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중 "어떻게 살것인가" 는 삶의 목적에 대한 질문을 포함한다.

사람의 수만큼 삶의 목적이 다를수도 다양할 수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우리는 행복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불행해지고 어떤 방법으로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이에대한 통찰에 관한 책이 본저 "행복을 철학하다" 이다.

먼저 제법 까다롭기까지한 본문을 인용해보자.

 

 

때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방해하는 문화적·교육적 체계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이 바로 스위스 출신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 “개인화 과정”이라고 이름 붙인 것으로, 우리는 대개 40대에 접어들 무렵, 즉 인생의 전반 대단원을 정리하는 시기에 이 과정을 겪게 된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이상적인 또는 위선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충분히 자기 자신으로 살지 않았음을, 자신을 존중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살아왔음을, 정서적인 면에서나 직업적인 면에서 우리의 실재와는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그제야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개별성을 더 잘 알려고 하고, 우리 자신의 고유한 감성을 고려하고자 몰두하게 된다.

 

내면적 삶에 주의력을 집중하다 보면, 점점 더 빨리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느낄 수 있으며, 따라서 사유나 감정이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우리를 동요시키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명상의 여러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일상에서 우리의 사유와 감정에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함으로써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 떠오르는 감정을 우리와 동일시한다거나 사소한 생각들이 우리를 온통 차지하도록 방치하지 않는 방법을 체득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나는 화가 났어” 또는 “나는 슬퍼”라고 말하지 않고 “화(또는 슬픔)가 내게 다가오는군”이라고 말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이 같은 거리 두기를 통해 우리는 보다 효과적으로 우리의 감정을 제어할 수 있으며,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생각을 보다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고대 사람들은 이 점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붓다의 뒤를 이어, 스토아학파의 현자인 에픽테토스는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너에게 해를 가할 수 없다. 너는 네가 해를 입을 것이라고 판단할 경우에만 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 대부분 감정적인 손실은 상대방이 나에게 끼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끼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해묵은 부정적인 믿음을 떨쳐내고 긍정적인 사고를 발전시켜 나가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논문 <행복의 기술>에서 “우리가 소유한 것을 누군가가 우리에게 빼앗아 갈 경우에 갖게 될 시선으로 바라보라”(물질적 재화, 건강, 사회적 지위, 사랑 등)고 충고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흔히 행운을 잃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그것이 행운이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내가 저걸 가질 수 있다면?’에서 ‘내가 저걸 잃게 된다면?’으로 생각을 바꿔보라는 것이다.

-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대부분은 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냥 주어진 말하자면 행운인 것이다. 만약 이것들중 하나라도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이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칸트나 쇼펜하우어 또는 프로이트가 내린 행복의 정의는 여전히 우리의 자아라는 것의 기능에 충실한 정의, 즉 세상이 우리의 욕망에 복종한다는 식의 정의 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행복은 환상이라는 성격을 짙게 풍긴다. 그들이 내린 정의는 우리의 정신이 이러한 사고방식을 떠나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욕망하는 역량을 지니고 있음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몽된 정신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의 삶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려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동서양의 구분을 떠난 지혜의 경이로운 도전이다.

 

우리가 좌지우지 할 수 없는 것(우리의 몸, 외적 재산, 명예 등)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에게 속한 영역이 아니지만, 실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의견이나 혐오감처럼 우리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중략-

“그대가 바라는 대로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지 말라. 그대에게 닥친 것을 그대가 원한 것이라고 여기면 그대는 행복해질 것”이라고 에픽테토스는 결론지었다. 그는 그 외에도 외적 사건 때문에 마음이 상했거나 심란해졌을 때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관해서 무수히 많은 예를 들었다. “괴로운가? 그러면 참을성을 발견하라. 누군가 그대를 모욕하였는가? 그러면 인내하라. 이렇게 함으로써 그대는 더 이상 그대가 가진 표상의 노리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충만한 영성에 도달하기 위해 영혼에 대한 해박한 지식, 덕과 악의 종류별 분류 등을 중요시하던 시대에, 스피노자는 자유와 행복으로의 여정은 우리의 욕망과 감정에 대한 심도 있는 탐험에서 시작해야 함을 보여 주었다. 스피노자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이 문제에 그토록 매달린 이유는, 우리를 자유의지라는 잔인한 환상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이는 그가 자유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자유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우리의 의지 안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의 의지란 항상 외부적인 원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보편적 인과법칙에 복종하는 인간은 반드시 이성의 도움을 통해서, 오래도록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노력하여 감정이나 부적절한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휘둘리지 않게 된 연휴에나 비로소 내적인 예속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중략- “나는 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거나 그 영향력을 축소하지 못하는 인간의 무력함을 예속상태라고 부른다. 운명이 인간에게 가하는 힘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인간은 눈으로는 제일 나은 것을 보면서도 실제로는 제일 나쁜 쪽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행복에 대한 사회학적 정의로 이 책을 시작했다. 행복하다는 것은 자신이 영위하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행복을 떠난 이 여정의 말미에서 행복에 관해 보다 개인적인 정의를 덧붙이자면, 나는 행복이란 그저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지금 여기에서 영위하는 삶, 우리에게 만족감을 주는 삶뿐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삶 말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우리에게 기쁨 또는 슬픔을, 유쾌한 또는 불쾌한 사건을 툭 던져 줄 수 있는 그 삶, 행복하다는 것은 삶을, 모든 삶을,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가 있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쾌락이 있으면 고통도 있게 마련인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인생의 사계절을 전부 사랑하는 것이다. 천진한 어린 시절, 꿈과 좌절의 청소년 시절, 충만과 균열의 중장년 시절, 허약한 노년 시절, 행복하다는 것은 새 생명의 탄생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한 생명의 죽음도 사랑하는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주어진 기쁨의 순간을 온전히, 미련없이 향유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슬픔을 온전히, 억지로 참지 않고 당당하게 가로지르는 것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매 순간을 강렬하게 사는 것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행복해 질수 있는 지를 철학해 본다.

이를 테면 신에의 의지를 통해, 또는 도와 덕을 통해, 욕심과의 이별을 통해, 인생에 대한 관용과 순응을 통해, 원래 인과관계에 예속되어 있는 감정의 훈련을 통해.

 

과연 행복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이를테면 갑자기 내가 복권에 당첨된다 던가, 승진이 된다던가, 자식이 서울대에 간다던가 하는 환희의 순간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질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길 수 있는 우리의 인생에서 이렇게 극적인 순간이란 몇 번이나 올 수 있을까? 이런 순간만을 행복이라고 여긴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몇 번이나 행복을 경험 할 것인가?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은 이 짧은 내용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각론에서 인용된 철학들을 공부하다 보면 어떤 방법이든 지금보다 행복한 인생에 도달 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방법은 많고 틀린 방법은 없는 셈이다.

행복에 대한 철학을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우리는 전보다 더 행복해 질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을수도 있는 것이다.

 

 

 

'책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년 독서 목록  (0) 2021.04.27
황금방울새  (0) 2015.07.21
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0) 2014.10.18
감정수업  (0) 2014.10.12
난세에 답하다  (0) 201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