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유쾌한 제주도여행(2일차)

너른마루 2022. 4. 11. 18:09

 

제주도에는 다양한 공연이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더마파크의 말 공연이다.

 

몇년전에 처음으로 이 공연을 보고는 너무 좋아서 마구잡이로 손뼉을 쳤더랬다.

 

지금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른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둘쨋날의 첫일정을 이곳으로 잡았다.

 

 

코로나로 인해 말 공연의 규모도 작아지고 재미도 떨어질거라 예상했지만 왠걸 예전과 거의 비슷하다.

 

달리는 말에서 서있거나 저글링을 하기도 한다.

 

옛날 주몽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짧막한 스토리를 만들어 공연한다.

 

기회 포착의 귀재라고 할 수 있겠다.

누가 주인공인겨????

 

제주에서 꽃을 볼 수 있는 많은 공간이 있지만 카멜리아 힐은 언제나 조금씩 아쉬웠다.

 

카멜리아(동백)가 핀 언덕이라는 의미처럼 동백꽃을 보러 가보았지만 아름답게 피워낸 시기에 가보지는 못했었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의 맨 앞쪽에 꽃을 묘사하는 글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뛰어난 한글의 묘사다.

 

소개하자면

 

돌산도 향일암 앞바다의 동백숲은 바닷바람에 수근거린다. 동백꽃은 해안선을 가득 메우고도 군집으로서 현란한 힘을 이루지 않는다.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버린다. ‘눈물처럼 후드득떨어져버린다.

돌산도 율림리 정미자씨 집 마당에 매화가 피었다. 1월 중순에 눈속에서 봉오리가 맺혔고, 이제 활짝 피었다. 매화는 잎이 없는 마른 가지로 꽃을 피운다. 나무가 몸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뿜어져 나오듯이 피어난다. 매화는 피어서 군집을 이룬다. 꽃 핀 매화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이 꽃구름은 그 경계선이 흔들리는 봄의 대기 속에서 풀어져 있다. 그래서 매화의 구름은 혼곤하고 몽롱하다. 이것은 신기루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가지에서 떨어져서 땅에 닿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그 잠시 동안이 매화의 절정이고, 매화의 죽음은 풍장이다. 배꽃과 복사꽃과 벚꽃이 다 이와 같다.

선암산 뒷산에는 산수유가 피었다.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그러나 이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하다.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서 들끓는다. 산수유는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다.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 있다.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채기 어렵다.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러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그 꽃이 스러지는 모습은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산수유가 사라지면 목련이 핀다.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이 절정이다. 목련은 자의식에 가득 차 있다. 그 꽃은 존재의 중량감을 과시하면서 한사코 하늘을 향해 봉우리를 치켜올린다.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 누렇게 말라 비틀러진 꽃잎은 누더기가 되어 나뭇가지에서 너덜거리다가 바람에 날려 땅바닥에 떨어진다. 목련꽃은 냉큼 죽지 않고 한꺼번에 통째로 뚝 떨어지지도 않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꽃잎 조각들은 저마다의 생로병사를 끝까지 치러낸다. 목련꽃의 죽음은 느리고도 무겁다. 천천히 진행되는 말기 암 환자처럼, 그 꽃은 죽음이 요구하는 모든 고통을 다 바치고 나서야 비로소 떨어진다. 펄썩, 소리를 내면서 무겁게 떨어진다. 그 무거운 소리로 목련은 살아 있는 동안의 중량감을 마감한다. 봄의 꽃들은 바람이 데려가거나 흙이 데려간다. 가벼운 꽃은 가볍게 죽고 무거운 꽃은 무겁게 죽는데, 목련이 지고나면 봄은 다 간 것이다.

향일암 앞바다의 동백꽃은 사람을 쳐다보지 않고, 봄빛 부서지는 먼바다를 쳐다본다. 바닷가에 핀 매화 꽃잎은 바람에 날려서 눈처럼 바다로 떨어져 내린다.

매화 꽃잎 떨어지는 봄 바다에는, 나고 또 죽는 시간의 가루들이 수 억만 개의 물비늘로 반짝이며 명멸을 거듭했다. 사람의 생명 속을 흐르는 시간의 풍경도 저러할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봄 바다 위의 그 순결한 시간의 빛들은 사람의 손가락 사이를 다 빠져나가서 사람이 그것을 움켜쥘 수 없을 듯 싶었고, 그 손댈 수 없는 시간의 바다 위에 꽃잎은 막무가내로 쏟아져 내렸다.

 

몇 년만에 처음 온 카멜리아 힐은 내가 생각했던 그곳이 아니었다.

 

그 면적은 내 생각보다 네 배는 넓어졌고 동백도 무수히 종류가 많아져 이 꽃이 질 때쯤에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듯했다.

 

 

 

카멜리아힐이 조성한 가을정원을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곳은  "가을은 이런 맛이지"라고 외치는 듯 때론 고즉넉하고, 때론 한해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치 카멜리아 힐과는 멀리 떨어진 완전히 다른 공간인 것처럼 보인다.

 

 

카멜리아 힐에서의 가을을 만끽하느라 시간은 이미 점심 때를 훌쩍 넘겨 버렸다.

 

점심은 이곳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모슬포항에서 먹을 작정이다.

모슬포하면 역시 방어가 가장 유명한데 알아본 바로는 11월부터 방어는 살이 올라오고 특히 이 시기 방어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모슬포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부두횟집을 찾아갔다.

이미 세시가 다 되어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

종업원의 식사 시간인 지라 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방어를 시켰다.

 

 

 

 

늦은 점심을 먹고 아이들을 데리러 공항에 갔다가 신창해안도로에서 일몰을 보았다.

 

저 자세로 음악을 들으며 일몰을 만끽하시는 아버님....

진정한 여행가로 인정^^

 

밤에는 숙소에 딸려있는 노래방에서 어머님의 팔순을 축하하는 행사를 조촐하게 열고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