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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마루 2012. 12. 12. 09:31

 의견이 다른 때는 중간에 말참견을 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말라. 위험한 일이다. 그들은 할 말이 많기 때문에 당신에게 관심을 둘 리 없다. 그러므로 마음을 활짝 열고 끈기 있게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 진지하게 들어라. 그리고 그들이 생각을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라.

 

 

  프랑스의 철학자 라 로슈푸코는 “만일 당신이 적을 원한다면 친구를 능가하라. 그러나 친구를 원한다면, 그가 당신을 능가할 수 있도록 해주어라.”고 말했다.

왜 이 말이 옳은 말일까? 친구가 우리를 능가할 때 그들은 자기 중요감을 느끼지만 우리가 그들을 능가하면 그들은 - 혹은 그중 적어도 몇 명은 - 열등감과 질투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원칙6: 상대방으로 하여금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하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중)

 

 

 

 “내 말 잘 들어, 친구. 인생은 지금 이대로가 전부야. 자네가 현재의 처지를 싫어하면, 결국 모든 걸 잃게 돼. 내가 장담하는데 자네가 지금 가진 걸 모두 잃게 된다면 아마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을 거야. 세상일이란 게 늘 그러니까.”

- 빅 픽처 중

 

 

늙어가는 아내에게

 

황 지 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 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바이신을 한알한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곳은 비어 있는 만큼 그대 마음이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 끝에 역력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묻힌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상당 부분에서, 말하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시각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방에 대해 비난을 합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사실 알고보면 전달하는 사람의 문제일 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부부 싸움을 하는 많은 부부들은 서로 상대방의 말하기 방식이나 태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제작팀이 한 실험이 보여주듯이, 그것은 자기중심성에서 비롯된 하나의 착각일 수 있다. 우리의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잘 생각해보면 자기중심적인 시각이 불러온 문제인 경우가 많다. 상대방이 나보다 더 잘못했고, 내가 상대방보다 더 잘했다고 느끼는 것 역시 객관적인 평가이기보다는 자기중심성에서 비롯된 착각일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보고 싶고, 자기가 믿는 것만 보고 싶고, 믿는대로만 보고 싶어해요. 자기가 보고있는 그 세상, 그게 바로 착각이죠.”

- 인간의 두 얼굴(내면의 진실)중

 

 

 

 그들은 ‘빨리 빨리’에 중독되어 있다.

 

빨리 걸을 때, 걷는 주체의 저 바깥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저 뜻없는 ‘그것’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들은 내 생각에, 내 삶에, 더 나아가 내영혼에 아무 영향도 주지않고 아무 뜻도 없다. ‘그것’들은 다만 나와 무관하게 저기 존재하는 ‘그것’들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것’들은 끝끝내 ‘너’가 되지 못한다. 나는 수없는 ‘너’에 관심을 쏟고, 때로는 ‘너’를 끌어안고 손으로 쓸어보며 품에 꽉 끼도록 보듬어 안고 ‘너’의 향기와 너의 살의 부드러운 감촉에 한없이 빠져든다. 그래도 ‘너’의 향기는 충분히 맡아지지 않고, ‘너’의 부드러운 살의 감촉은 막끽되지 않는다.

-고독의 권유중

 

 

 

데이비드 봄 박사는 “모든 고통의 뿌리는 생각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생각이 우리를 통제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생각의 통제를 당하고 사는 것은 표면에 떠오른 생각을 ‘나’라고 착각해 내 머릿속에 가둬놓기 때문이다.

 

 

가둬놓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생각은 무에서 피어올랐다가 다시 무의 공간으로 스스로 되돌아간다. 내 마음의 문턱을 마치 들숨과 날숨처럼 가뿐하게 드나든다. 생각은 나의 일부도, 나의 소유물도 아니다.

 

한 심리학자가 사람들의 걱정거리들을 조사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 걱정거리의 40%는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것이다.

· 걱정거리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대한 것이다.

· 걱정거리의 22%는 지극히 사소한 일들에 대한 것이다.

· 걱정거리의 4%는 걱정한다고 바뀔 수 없는 일들에 대한 것이다.

· 걱정거리의 나머지 4%만 실제로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나머지 4%도 사실은 걱정이 필요없다. 왜냐하면 걱정하지 않고 그냥 하면 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선택한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파악하는 순간 즉각 털어버리는 게 낫다. 그 생각은 ‘나’가 아니므로 아무 미련도 가질 필요 없다.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으면 손해만 늘어난다.

-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중 

 

 

 

  스토아학파는 군중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내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으며 세네카 역시 이 주제에 대해 여러번 언급했다. 세네카는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고 자신의 본능과 생각을 믿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 자율성을 성취한 사람들은 외적인 삶 역시 최대한 즐기고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군중에게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군중 안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 속도에서 깊이로 중

 

벌써 2,000년이 더 지난 세네카의 말은 다수의 주장에 이끌려 다니지 말고 본인의 생각을 믿고 행동해야 하며 이를 자율성의 성취로 보았다는 이야기다.

이 자율성은 자기중심의 세계관과는 엄격히 구분된다고 할 수 있겠다.

 

 

 후배가 병원침대에 눕기 전의 행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돈이었을까, 술이었을까, 가족과의 나들이였을까?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지금은 무엇이 그를 행복하게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처럼 몸을 움직이는 것, 그것일 것이다. 아니 예전처럼은 아니어도 자신의 힘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겠지. 지금 상황으로는 그것도 너무 거창해 보인다. 스스로 일어나 앉는 것이나 살짝 걸어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할지 모른다. 한쪽 손과 발을 움직이면서 저렇게 환하게 웃는데,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크게 웃을 것인가. 한 달 전에 그에게 그런 것은 행복이 아니었을 게다. 그러나 예전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들이 지금은 아주 큰 행복이다.

- 마흔살의 책읽기 중

 

 

 

  무엇인가를 더 원하고, 그것을 손에 넣는다고 해서 행복해 지는건 아니다. 원하던 것을 손에 넣는 순간 바로 우리는 더 큰 것을 원하게 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그에 비해 내가 가진 것이 늘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행복은 오히려 덜어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는 것, 나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상을 똑바로 보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 어른으로 산다는 것 중

 

 

생각하는 대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 이것을 피그말리온 효과(effect)라 부릅니다. 이것은 마법같은 주문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의 속에서 쉽게 일어나는 일이지요. 간절히 원하면 자신의 생각의 방향이나 행동이 모두 같은 곳을 향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운명 역시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하고 싶다’는 것은 어느새 ‘할수 있다’로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성공을 꿈꾸면, 성공하게되고... 실패를 먼저 생각하면 실패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중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 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 중략 

 

 

  자존감과 자율성을 잃은 인생이 평생 얼마나 고단한지도 직접 보았다. 무엇보다 존재의 기쁨을 경쟁력으로 평가해 소중한 인격체를 부품으로 전락하게 할 수는 없었다. 우리가 자식을 낳아 기르는 목적은 세상에서 부리기 쉽도록 획일화된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획일적으로 찍혀 나와 아궁이에 던져져 엔진을 돌리는 연료가 아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해 고유한 열정을 싹 틔워 올리려는 아이들의 절박한 몸짓을 모른 체해서야 되겠는가?

-마흔살의 책읽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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