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리딩으로 리드하라

너른마루 2013. 5. 28. 17:01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 지 성 지음

 

 

『리딩으로 리딩하라』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왜 인문학을 읽어야(리딩)하는 가에 대한 문제와 두 번째는 어떤 방법으로 읽을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왜 인문학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세계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수많은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무엇이 평범한 인간을 천재로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또한 다른나라 유수의 대학시스템을 예를 들며 현재의 우리 교육시스템을 비판한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의 교육과정이 리더의 두뇌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문고전 중심의 사립학교 교육과정이 아닌 공장의 부품 같은 두뇌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립학교 교육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육과정이 완전히 정착하고 나자 우리나라에서 인문고전 독서교육 전통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미래의 지도자는 지식 중심으로 교육되고 배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교육을 버리라니, 이는 우리의 운명을 백인들에게 맡기고 그들의 사슬에 묶여 마냥 끌려만 다니는 자살 행위와 다름없다.”

 

  사실 국사과목이 대입시험에서 배제된 일이나 예전의 도덕(사실상의 철학을 담고 있는)과목이 무시되는 현실을 볼 때 저자의 주장은 예사롭지 않다.

 

  책의 후반기에서 저자는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1. 온 마음으로 사랑하라

2. 맹수처럼 덤벼들어라

3. 자신의 한계를 뼈져리게 인식하라

4. 위편삼절, 책이 닳도록 읽고 또 읽어라

5. 연애편지를 쓰듯 필사하라

6. 통(通)할때까지 사색하라

7.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라

 

  작가가 소개한 독서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인문학책을 그저 소설책 읽듯이 통독한다면 다만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이력만이 남을 뿐 결국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소개한 초서라는 독서법은 간단하면서도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초서란 인문고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뽑아서 옮겨 적은 뒤 이를 주제별로 분류, 편집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인데, 조선의 천재들이 취한 기본적인 인문고전 독서법이었다. 정조는 『일득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릴 적부터 즐겨한 독서법은 초서였다. 내가 직접 필사해서 책을 이룬 것만 해도 수십 권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효과가 매우 크다. 그냥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연히 내 자신도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필사가 아니긴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따로 체크하고 컴퓨터에 저장하면서 수시로 읽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해오고 있으며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책에서 인용한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페트라르카의 말을 인용해 본다.

 

“책을 읽다가 자네의 영혼을 뒤흔들거나 유쾌하게 만드는 경이로운 문장을 마주칠 때마다 자네의 지적 능력만을 믿지 말고 그것을 외우도록 노력해보게나. 그리고 그것에 대해 깊이 명상하여 친숙한 것으로 만들어 보게. 그러면 어쩌다 고통스러운 일이 닥치더라도 자네는 고통을 치유할 문장이 마음속에 새겨진 것처럼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걸세.”

 

  책의 제목처럼 인문학을 리딩하는 것만으로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작가의 주장처럼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키우고,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인문학의 리딩이라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지금이 인문학책을 읽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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