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 경 덕 번역
현대철학의 큰 흐름을 이어온 구조주의!
어떤 사람은 들어보았고 어떤 사람은 들어보지 못한 단어일 수도 있다.
구조주의에 관한 책들을 읽어본 이가 드문 것은 이 철학서들이 난서로 유명하여 보통의 독서력과 사전지식이 없이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철학 해설서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는 구조주의의 개념을 잡는데 유용하다.
구조주의 철학에 대하여 “매우” 간단히 정의하자면 인간이 언어구조ㆍ무의식 등에 의해 구성된 존재임을 밝힘으로써 종래의 인간중심 사고를 거부하며, 어떠한 대상이 의미를 자신의 내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에 의해 구성되는 대상들의 관계와 구조 속에서 의미를 '부여'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주의는 우리에게 어떤 성과를 가져다 준걸까?
책에서는 우리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인 주체’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 자유나 자율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파헤진 것이 구조주의의 성과라고 밝힌다.
예컨데, 우리는 특정현상에 대하여 모두가 비슷한 반응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당연시 하지만 이는 권력에 의한 감시나 시스템에 의해 이렇게 행동하도록 결박지어온 것이며 이러한 전체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즐거움과 감탄을 주었던 것은 이들의 사유가 우리의 울타리 밖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소쉬르의 언어학이 구조주의에 안겨준 가장 중요한 견해를 하나만 든다면 “언어는 ‘사물의 이름’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언어활동이란 ‘모두 분절되어 있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을 보며 별자리를 정하는 것처럼 비정형적이고, 성운 모양을 한 세계를 쪼개는 작업 그 자체입니다. 어떤 관념이 먼저 존재하고 거기에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라 이름이 붙으면서 어떤 관념이 우리의 사고 속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소쉬르)
일상적인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확고한 견해를 가진 인간으로 텍스트를 읽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앞에서 말한 영화의 예에서 보듯이 텍스트 쪽이 우리를 ‘그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주체’로 형성합니다.(바르트)
레비스트로스는 인간중심적인 발상을 단호하게 물리칩니다.
인간이 사회구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가 인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인간적 감정이나 합리적 판단을 바탕으로 사회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구조는 우리의 인간적 감정이나 인간적 이론에 앞서서 이미 그곳에 있고, 오히려 그것이 우리가 지닌 감정의 형태나 논리의 문법을 차후에 구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생득적인 ‘자연스러움’ 이나 ‘합리성’ 에 기초해서 사회구조의 기원이나 의미를 찾으려 해도 결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책읽기의 가장 큰 이익의 하나는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과 시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사고가 다양성을 갖게 하고 그로인해 여러 상황에서 편협 되지 않는 시각과 판단을 갖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한 점에서 구조주의에 대한 대중적 교양서를 표방한 이 책은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한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우리 사회의 기본구조들을, 많은 명제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낯선 단어들 즉, ‘감옥과 권력’, ‘계보학’, ‘텍스트’, ‘거울’ 등 철학자들의 개념과 우리를 가둬놓은 구조에 대해 생각해봄으로써 쳇바퀴에 갇힌 다람쥐처럼 갇혀있는 지적능력의 틀을 한바탕 거칠게 흔들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루했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 색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얇지만 가볍지 않은 구조주의에 대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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